나를 참으면 다만 내가 되는 걸까 / 김성대
2023. 5. 25. 02:42ㆍme










원래 이해가 안 돼도 같은 책은 연달아서 다시 안 읽는데 이 시집은 또 읽고 싶었다. 한 번 다 읽고 나서 그 다음 날 또 읽었다. 왠지 어떻게든 이해하고 싶어서. 다시 읽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시인으로 누가 있을까 계속 생각해봤는데 아무도 떠오르질 않았다. 그만큼 독특하고 낯설다. 사물이나 상황을 낯설게 하기를 넘어서 아예 생소하게 묘사하는데 뚱딴지 같지도 않고 매끄럽다. 문장도 희한하다. 조사도 많이 생략되어 있고 비문처럼 보이는 문장도 있다. 하지만 시를 읽다보면 어느정도 설득이 된다. 진짜 희한하고 웃긴 시집. 처음 읽었을 땐 포스트잇을 얼마 안 붙였는데 한 번 더 읽고 그에 거의 세 배는 넘게 붙여놨다. 아쉬운 건 후반부에 <잡놈들의 세계사>라는 연작시가 있는데 앞선 시들과는 다른 느낌이라 앞선 시들에서 가지고 있던 여운이 깨졌다는 거? 하지만 그 뒤로 서서히 돌아와서 화룡점정으로 끝난다. 간만에 충격적인 시집을 읽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 흥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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