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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 이병률

미지로 2023. 3. 27. 22:31

20211217


정말 좋았다. 좋은 시들이 너무 많았다. 이걸 실물 책으로 사서 읽고 인덱스 표시를 해놨으면 빈 공간 없이 꽉 찼을 듯. 황학주 시인은 문장을 중점으로 썼다면 이병률 시인은 상황을 중점적으로 쓴 느낌. 마치 소설에서 한 장면을 발췌한 것 같았다. 화려한 묘사나 시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이렇게 멋진 시를 쓸 수 있다니!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을 다룬 게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보면 조금 평이할 수도 있는데 이 또한 우리의 일상과 닮아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나는 소설도 그렇고 시도 그렇고 담담하게 쓰인 걸 좋아하는 듯. 소리 내어 읽어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그런 문장들을 좋아하는 듯. 지금도 충분히 좋지만 나이가 들면 더 좋게 읽힐 것 같다. 오래 읽고 싶은 시집. 예전에 <바다는 잘 있습니다> 읽다가 말았는데 다시 읽어봐야겠다.